풍력발전 사업은 인허가 단계부터 실제 완공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입니다. 이러한 사업의 특성상 공사 진행 과정에서 관련 법령이 개정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며, 사업자에게 적지 않은 행정적 혼란과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특히 최근 재생에너지 설비의 안전 관리 체계를 강화하려는 정책적 움직임에 따라 풍력발전설비에 대한 사용전검사 기준이 대폭 강화되었습니다. 2022년 4월에 개정된 전기사업법 시행규칙이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현재 사업을 추진 중인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구법과 신법 중 어느 기준을 준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해바람 법률사무소에서는 이러한 혼선을 방지하고자 행정기본법의 원칙과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공사계획 인가 및 변경인가 신청 시점에 따른 법령 적용 기준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전기사업법 시행규칙(기후에너지환경부령 제1호, 2025. 10. 1.)
1. 풍력발전설비 사용전검사 기준 강화의 주요 내용
2022년 4월 22일 전기사업법 시행규칙이 개정됨에 따라 풍력발전소에 대한 사용전검사 기준이 강화되었습니다. 이번 개정은 풍력발전설비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검사 대상과 시기를 확대한 것이 핵심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풍력발전기 타워 용접부가 사용전검사 대상에 새롭게 포함되었습니다.
- 블레이드, 나셀 및 타워의 제작이 완료된 시점에도 사용전검사를 받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되었습니다.
해당 규정은 산업계의 준비 기간을 고려하여 1년의 유예기간을 두었으며, 2023년 4월 2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시행일 전후로 공사를 진행 중이거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사업자들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을 적용받는지 혹은 강화된 신설 규정을 적용받는지에 대한 부분이 하나의 법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 개정법령 적용에 대한 행정법의 대원칙
새로운 법령의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행정법의 일반 원칙을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행정기본법 제14조 제1항은 새로운 법령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그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완성되거나 종결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법적 안정성과 신뢰 보호를 위한 원칙으로, 반대로 해석하면 법령 효력 발생 당시에 여전히 진행 중인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신법이 적용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또한 인허가 신청 후 처분이 이루어지기 전에 법령이 개정된 경우, 부칙 등에서 종전 규정을 적용한다는 경과규정을 별도로 두지 않는 한 처분시의 법령인 신법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6누19772 판결). 따라서 풍력발전설비 사용전검사에 적용될 법령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시행규칙 부칙에 명시된 경과조치를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3. 공사계획 인가 신청의 범위에 관한 해석
산업통상자원부령 제463호(2022. 4. 22.) 부칙 제3조에 따르면, 이 규칙 시행 이후 전기사업용전기설비 공사계획의 인가를 신청하는 경우부터 개정된 기준을 적용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23년 4월 22일 이후 최초로 공사계획 인가를 신청하는 사업자는 강화된 사용전검사 기준을 준수해야 함이 명확합니다.
그러나 이미 공사계획 인가를 받은 사업자가 이후 내용을 변경하기 위해 신청하는 변경인가의 경우에도 신법이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의 여지가 있습니다. 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다81254 판결 등에서 밝힌 바와 같이 법령 해석은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우선해야 합니다. 개정 규칙 부칙은 단순히 인가를 신청하는 경우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변경인가를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른 법령 개정 사례에서 변경인가를 포함한다는 점을 명확히 기재하는 입법 방식과 비교할 때, 본 부칙상의 인가 신청에 변경인가가 당연히 포함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4. 실질적 변경 여부에 따른 신법 적용의 법리
다만 변경인가의 성격에 따라 신법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판례는 후속 처분이 기존 처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지에 따라 그 효력을 구분하여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버원에 따르면, 행정청이 기존 처분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후속 처분을 하는 경우 이는 새로운 처분으로 간주됩니다. 이 경우 종전 처분은 효력을 잃게 되므로 신법의 적용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변경 내용이 경미하거나 기존 처분의 골격을 유지하는 범위 내라면 후속 처분은 변경된 부분에 대해서만 효력을 가질 뿐 기존 처분의 법적 지위는 유지됩니다(대법원 2015. 11. 19. 선고 2015두295 전원합의체 판결 및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두20782, 20799 판결).
이를 풍력발전 공사계획 인가에 대입하면, 변경인가의 내용이 타워의 형식, 설비의 용량, 배치 등 사업의 핵심적인 사항을 대폭 수정하는 것이라면 이는 실질적으로 새로운 인가 신청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부칙 규정에도 불구하고 강화된 사용전검사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5. 결론
2023년 4월 22일 이후 풍력발전설비 공사계획의 변경인가를 신청하는 사업자는 해당 변경 내용이 기존 인가의 주요 사항을 실질적으로 변경하는 수준인지를 법리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단순히 형식적인 변경에 그친다면 구법의 적용을 주장할 여지가 있으나, 사업 계획의 중대한 변화가 수반되는 경우에는 강화된 기준에 따른 타워 용접부 및 주요 부품 제작 단계 검사를 사전에 준비해야 합니다. 사업자로서는 인허가 변경 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정 계획 단계에서부터 적용 법령의 범위를 면밀히 분석하는 대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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