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해상풍력과 어업인의 상생을 위한 가이드: 피해보상 범위와 손해배상의 쟁점

최근 대한민국 전역에서 대규모 해상풍력발전사업이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다라는 공공의 자원을 활용하는 사업의 특성상, 사업 구역 인근에서 생업을 이어온 어업인들과의 피해보상 문제는 사업 성패를 가르는 가장 민감한 쟁점이 되곤 합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원만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보상 협의에 나서지만, 보상을 요구하는 모든 어업인들이 법적으로 정당한 보상 대상자인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법리 검토가 필요합니다. 오늘은 풍력발전사업으로 인해 피해보상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자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하게 짚어보고자 합니다.

1. 공유수면 점용·사용 관련 권리자의 동의

바다와 같은 공유수면에서 발전단지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이하 '공유수면법')에 따른 점용·사용허가를 취득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절차 중 하나가 바로 권리자의 동의를 구하는 일입니다.

공유수면법(법률 제20231호, 2024. 2. 6.)

공유수면법 제12조 제2항 제1호에 따르면, 허가 관청은 사업으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는 권리를 가진 자, 즉 '점용·사용 관련 권리자'의 동의가 없으면 허가를 내주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률에 따라 사업자가 반드시 동의를 얻어야 하는 권리자의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수산업법」에 따른 입어자
  • 「수산업법」에 따라 어업면허를 받은 자
  • 「수산업법」에 따른 구획어업허가를 받은 자
  • 「양식산업발전법」에 따른 양식업 면허를 받은 자
  • 「양식산업발전법」에 따른 육상해수양식업의 허가를 받은 자
실무적으로 풍력발전사업자들은 허가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마을회나 어촌계와 포괄적인 상생 협약(MOU)을 체결하고, 마을 발전기금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동의 절차를 갈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수산업법에 따른 보상 대상 어업인

여기서 유의해야 할 대목은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는 모든 어민이 공유수면법상 '점용·사용 관련 권리자'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수산업법」상 어업은 크게 면허어업, 허가어업, 신고어업으로 구분되는데, 공유수면법이 명시적으로 동의의 주체로 규정한 대상은 이 중 일부에 국한됩니다.

법률에 따라 명확하게 동의 및 협의의 대상이 되는 어업권자는 다음과 같은 이들로 압축됩니다.
  • 면허어업권자
  • 구획어업권자
  • 입어자
따라서 일반적인 허가어업이나 신고어업만을 근거로 조업을 해온 어민의 경우, 공유수면 점용·사용 허가 단계에서 강제되는 '동의의 주체'가 아닐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법률에 근거한 직접적인 보상 청구권을 인정받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4.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의 가능성과 입증의 한계

공유수면법상의 권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서 구제 방법이 완전히 차단된 것은 아닙니다. 민법의 일반 원칙에 따라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민법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발전사업자의 사업 추진 과정에 위법성이 인정되고, 그로 인해 어업인들이 실질적인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증명한다면 배상이 가능합니다.

다만, 실제 소송에서 이 주장이 인용되기는 대단히 까다롭습니다. 사업자가 국가로부터 적법하게 인허가를 받아 추진하는 사업 자체를 곧바로 '위법행위'로 규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업 과정에서 환경오염물질을 불법으로 배출했거나, 인허가 취득 과정에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었다는 점을 원고 측에서 직접 입증해야 한다는 높은 문턱이 존재합니다.

5. 지자체 허가 조건을 활용한 실무적 보상 방안

법리적인 직접 청구권이 모호하더라도 실무적으로 유효한 접근법이 있습니다. 바로 지방자치단체가 공유수면 점용·사용 허가를 내줄 때 부가하는 '조건(부담)'을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행정청은 허가를 내주면서 "주변 어업인들에 대한 피해보상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는 취지의 조건을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부담부 행정처분에 대해 우리 대법원은 "행정처분을 하면서 부가한 조건(부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허가 관청은 해당 처분을 취소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89. 10. 24. 선고 89누2431 판결 등).

이는 사업자에게 상당한 법적 압박으로 작용합니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사업이 '피해보상 미이행'을 이유로 인허가가 취소될 위험을 감수할 사업자는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허가 조건에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면, 설령 공유수면법상 명시된 직접적인 권리자가 아니더라도 사업자와의 성실한 협의를 통해 일정 수준의 피해보상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현실적인 길이 열리게 됩니다.

대법원 1989. 10. 24. 선고 89누243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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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사건 허가에 붙은 공사기간의 정함이 일종의 ‘부담’에 해당한다는 소론주장 자체는 수긍할 수 있지만 부담부 행정처분에 있어서 처분의 상대방이 부담(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 처분행정청으로서는 이를 들어 당해 처분을 취소(철회)할 수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원고가 소정기간내에 공사를 완료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로 말미암아 긴급한 위난이 예상되거나 긴급한 사정이 없는 한 허가받은 자의 이익을 번복하는 처분은 할 수 없다는 소론은 받아들일 수 없고, 또 도시계획법이나 기타 법령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허가처분을 취소함에 있어 소론과 같은 절차를 요구하고 있는 규정은 없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취소처분을 함에 있어 그와 같은 절차를 밟지 않았다 하여 잘못이라 할 수도 없다.


6. 전문가의 조력을 통한 전략적 대응

결론적으로 해상풍력발전과 관련한 어민 피해보상 문제는 단순한 감정적 호소를 넘어 정밀한 법리 해석과 행정 실무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사업자는 인허가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 법정 권리자의 동의를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하며, 어민들은 자신의 어업 형태가 법률상 어느 범주에 속하는지 파악하고 지자체의 허가 조건 등 실무적 변수를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해상풍력 사업의 특성상, 초기 단계부터 관련 법령과 판례를 숙지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권리 분석과 협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모두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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