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5년 7월 2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특히 공장 산당 지붕 태양광과 관련한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운영하거나 계획 중인 사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핵심적인 변화로 꼽히는 '재생에너지 직접전력구매(PPA) 요건 완화'의 구체적인 내용과 산업 현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법률적인 관점에서 짚어보고자 합니다.
1. 전력 거래의 원칙과 예외로서의 직접전력구매(PPA)
대한민국 전기사업법의 대원칙은 발전사업자와 전기판매사업자가 전력시장운영규칙에 따라 반드시 '전력시장'을 통해서만 전력을 거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의 유연성과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대통령령인 전기사업법 시행령이 정하는 특정한 경우에는 예외적인 거래 방식을 허용하는데, 이것이 바로 직접전력구매(PPA, Power Purchase Agreement) 제도입니다.
기존 제도 하에서는 '재생에너지전기의 직접전력거래 등에 관한 고시'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1,000킬로와트(1MW)를 초과하는 대규모 발전 설비를 보유한 경우에만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를 통해 전력을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즉, 소규모 사업자들에게는 직접 거래의 문턱이 상당히 높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2. 온사이트 PPA에 대한 규제완화
이번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의 가장 중추적인 내용은 앞서 언급한 용량 제한의 '예외'를 신설했다는 점입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설비로 생산한 전력을 송전용 또는 배전용 전기설비 없이 공급하는 경우"에는 발전설비용량이 1,000킬로와트 이하인 소규모 설비라 하더라도 직접전력구매(PPA)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기사업법 시행령(대통령령 제35947호, 2025. 12. 30.)
여기서 주목해야 할 표현인 '송전용 또는 배전용 전기설비 없이 공급하는 경우'란 한국전력의 공용 전력망에 연결하지 않고 생산지에서 소비처로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소위 '온사이트(On-site) PPA'라고 부릅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개정은 한전의 송배전망을 이용하는 일반적인 발전사업자가 아닌, 전력을 생산한 부지 내에서 즉시 소비가 이루어지는 사업 모델에 한정하여 규제의 빗장을 푼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전기사업법
제31조(전력거래) ① 발전사업자 및 전기판매사업자는 제43조에 따른 전력시장운영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전력시장에서 전력거래를 하여야 한다. 다만, 도서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전기사업법 시행령
제19조(전력거래) ① 법 제31조제1항 단서에서 “도서지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란 다음 각 호의 경우를 말한다.
4.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요건을 갖춘 신ㆍ재생에너지발전사업자가 발전설비를 이용하여 생산한 전력을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에게 공급하는 경우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가. 발전설비용량이 1천킬로와트를 초과하는 발전설비를 이용하여 생산한 전력을 공급하는 경우
나. 발전설비용량이 1천킬로와트 이하인 발전설비를 이용하여 생산한 전력을 송전용 또는 배전용 전기설비 없이 공급하는 경우재생에너지전기의 직접전력거래 등에 관한 고시
제2조(정의) ① 이 고시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1의3. “비계통연계형 거래”란 송전용 또는 배전용 전기설비를 이용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발전설비를 활용한 직접전력거래 방식을 말한다.
제4조(적용대상) ① <중략>
② 전기사용자는 「통계법」 제22조에 따라 통계청장이 고시하는 한국표준산업분류에 속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자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여야 한다. 단, 시행령 제19조제1항제3호 또는 제5호 내지 제7호에 따른 전력거래계약에 근거하여 전기를 공급받는 장소는 제외한다.
1. 전기판매사업자의 「기본공급약관」에서 정하는 계약전력 3백킬로와트 이상 일반용전력(을)ㆍ산업용전력(을) 고객에 해당하는 자
2. 제1호 외의 자로서 전기사용장소에 3백킬로볼트암페어 이상의 수전설비를 설치한 자
제8조(계약의 체결) 전기사용자와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는 직접전력거래계약을 다음 각 호의 유형에 따라 체결할 수 있다.
3. 단일한 재생에너지발전설비에서 생산한 전력을 다수의 전기사용장소에 공급하는 경우. 이 경우 각 전기사용자는 개별적으로 제4조 제2항의 요건을 충족하여야 하고, 비계통연계형 거래 방식의 경우에는 다수의 전기사용장소의 사용자 정보가 일치해야 한다.
이러한 시행령 개정은 실제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까요? 가장 즉각적인 반응이 예상되는 분야는 산업단지 내의 '지붕 태양광' 사업입니다. 기존에는 1MW 미만의 소규모 지붕 태양광은 직접 거래가 어려워 사업 구조를 짜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공장 지붕을 소유한 사업주가 전문 태양광 발전사업자에게 지붕을 임대하고, 발전사업자는 그곳에 설치한 설비로 생산된 전력을 해당 공장이나 인접한 기업에 직접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이는 공장주에게는 임대 수익과 RE100 이행의 기회를 제공하고, 발전사업자에게는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라는 이점을 안겨줄 것입니다.
3.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의 역할
시행령이 개정되었다고 해서 소규모 발전사업자와 소비자가 곧바로 1:1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개정은 용량 제한을 완화한 것이지, 한국 직접PPA 제도의 근간인 '3자간 거래 구조'를 폐지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 사이에는 여전히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가 매개체로 존재해야 합니다.
현재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는 다음과 같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 대기업 | 중견기업 | 중소기업 | 기타 | 총계 |
| 43개 사 | 12개 사 | 77개 사 | 7개 사 | 139개 사 |
용량 요건이 완화됨에 따라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앞으로는 중소규모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여 다양한 결합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4. 결론 및 유의사항
전기사업법 시행령의 개정은 신재생에너지 확산과 소규모 사업자의 권익 보호라는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변화입니다. 특히 유휴 공간인 지붕을 활용한 에너지 생산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는 만큼 계약 구조는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붕 임대차 계약의 기간 설정, 전력 공급 중단 시의 책임 소재, 그리고 무엇보다 직접전력거래 계약서(PPA) 내의 단가 산정 및 정산 방식 등 법률적으로 검토해야 할 쟁점이 산적해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분쟁을 방지하고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의 세밀한 법률 조력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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