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정책] RPS와 FIT, 그리고 한국형 FIT의 특징과 차이점

대한민국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법적·제도적 환경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해 왔습니다. 특히 발전사업자나 관련 업계 종사자라면 반드시 이해해야 할 핵심 기제가 바로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와 발전차액지원제도(FIT)입니다. 두 제도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촉진한다는 목적은 같지만, 시장에 개입하는 방식과 수익 구조를 형성하는 법적 근거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오늘은 현재 우리나리의 주축이 된 RPS 제도를 중심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FIT와 최근 종료된 한국형 FIT의 현황을 법률적 관점에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시장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 (RPS)

현재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근간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이하 '신재생에너지법') 제12조의5에 규정된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 즉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입니다. 이 제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에게 총 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의 원리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2012년 1월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법(법률 제20727호, 2025. 1. 31.)

해당 제도에 따라 의무를 지게 되는 '공급의무자'는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 50만kW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
- 한국수자원공사 및 한국지역난방공사
- 공공기관

이들 공급의무자는 매년 전력 생산량의 일정 비율(최대 25% 범위 내 대통령령으로 정함)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합니다. 의무 이행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의무자가 직접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건설하여 전력을 생산하거나, 다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인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를 구매하여 그 실적을 인정받는 방식입니다. 결과적으로 RPS 제도는 REC라는 인증서 거래 시장을 형성함으로써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법

제12조의5(신ㆍ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등) ①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신ㆍ재생에너지의 이용ㆍ보급을 촉진하고 신ㆍ재생에너지산업의 활성화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이하 “공급의무자”라 한다)에게 발전량의 일정량 이상을 의무적으로 신ㆍ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공급하게 할 수 있다.
1. 「전기사업법」 제2조에 따른 발전사업자
2. 「집단에너지사업법」 제9조 및 제48조에 따라 「전기사업법」 제7조 제1항에 따른 발전사업의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는 자
3. 공공기관
② 제1항에 따라 공급의무자가 의무적으로 신ㆍ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공급하여야 하는 발전량(이하 “의무공급량”이라 한다)의 합계는 총전력생산량의 25퍼센트 이내의 범위에서 연도별로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 경우 균형 있는 이용ㆍ보급이 필요한 신ㆍ재생에너지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총의무공급량 중 일부를 해당 신ㆍ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공급하게 할 수 있다.
③ 공급의무자의 의무공급량은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공급의무자의 의견을 들어 공급의무자별로 정하여 고시한다. 이 경우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공급의무자의 총발전량 및 발전원(發電源)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④ 공급의무자는 의무공급량의 일부에 대하여 3년의 범위에서 그 공급의무의 이행을 연기할 수 있다.
⑤ 공급의무자는 제12조의7에 따른 신ㆍ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를 구매하여 의무공급량에 충당할 수 있다.


2. 정부 주도의 직접 지원, 발전차액지원제도 (FIT)

RPS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 우리나라는 발전차액지원제도인 FIT(Feed-in Tariff)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꾀했습니다. FIT는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한 전기의 거래 가격이 정부가 고시한 기준 가격보다 낮을 경우, 그 차액을 정부 재정(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직접 보전해 주는 제도였습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수익을 확정적으로 보장해 주기 때문에 투자 불확실성이 낮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신재생에너지 보급 물량이 늘어날수록 정부의 재정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한 시장 가격 신호에 반응하기보다는 보조금에 의존하게 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우리나라는 2012년 1월 RPS 제도를 전면 도입함과 동시에 기존의 FIT 제도를 공식적으로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즉, 에너지 정책의 패러다임이 '정부의 직접 지원'에서 '시장의 자율 경쟁'으로 이동한 유의미한 변곡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법

제17조(신ㆍ재생에너지 발전 기준가격의 고시 및 차액 지원) ①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신ㆍ재생에너지 발전에 의하여 공급되는 전기의 기준가격을 발전원별로 정한 경우에는 그 가격을 고시하여야 한다. 이 경우 기준가격의 산정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②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신ㆍ재생에너지 발전에 의하여 공급한 전기의 전력거래가격(「전기사업법」 제33조에 따른 전력거래가격을 말한다)이 제1항에 따라 고시한 기준가격보다 낮은 경우에는 그 전기를 공급한 신ㆍ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 대하여 기준가격과 전력거래가격의 차액(이하 “발전차액”이라 한다)을 「전기사업법」 제48조에 따른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③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제1항에 따라 기준가격을 고시하는 경우에는 발전차액을 지원하는 기간을 포함하여 고시할 수 있다. 
④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발전차액을 지원받은 신ㆍ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게 결산재무제표(決算財務諸表) 등 기준가격 설정을 위하여 필요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부 칙  <법률 제10253호, 2010. 4. 12.>

제2조(발전차액 지원에 관한 유효기간 등) ① 제17조는 2011년 12월 31일까지 효력을 가진다.
② 제1항의 유효기간 만료 당시 종전의 제17조에 따라 발전차액을 지원받는 신ㆍ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 대하여는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고시된 지원기간 동안은 종전의 규정에 따라 계속하여 발전차액을 지원한다.


3. 소형태양광에 고정가격 매입제도 (한국형 FIT)

RPS 제도 하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한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REC 가격 변동성이라는 시장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18년 도입된 것이 바로 '소형태양광 고정가격계약 매입제도', 이른바 한국형 FIT입니다. 이는 일정한 자격을 갖춘 소규모 사업자가 복잡한 경쟁 입찰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발전공기업과 20년간 고정된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 일종의 특례 제도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시장의 여건 변화와 계통 부담 등을 이유로 정부는 정책 방향을 수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2023년 7월 27일,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및 연료 혼합의무화제도 관리·운영지침'(이하 'RPS 고시')이 개정되면서 한국형 FIT 제도는 신규 접수를 중단하고 공식적으로 종료되었습니다.

RPS 고시(기후에너지환경부고시 제2025-3호, 2025. 10. 2.)

현시점에서 유의해야 할 법적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신규 진입 불가
    현재 시점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한국형 FIT를 통한 신규 계약 체결은 불가능합니다.
  • 기존 계약의 효력 유지
    제도 종료 이전에 이미 적법하게 계약을 체결하여 유지 중인 사업자의 경우, 해당 계약서상의 종료 시점까지는 기존의 고정 가격 지원 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행정법상의 신뢰보호 원칙에 따른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RPS 고시(산업통상자원부고시 제2023-158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제10조의2(소형태양광에 대한 고정가격계약 체결) ① 별표1에 따른 그룹Ⅰ에 해당하는 공급의무자는 다음 각 호의 하나에 해당하는 태양광발전설비에 대하여 제3조 22호에 따른 고정가격계약으로 공급인증서 매매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단, 현물시장 구매분은 제외한다. 
1. 설비용량 30kW 미만의 태양광 발전사업자 
2. 설비용량 100kW 미만의 태양광 발전사업자로서 공급인증기관의 장이 정하는 세부기준을 충족하고, 「농업ㆍ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따른 농업인,「수산업ㆍ어촌 발전 기본법」에 따른 어업인,「축산법」에 따른 축산업 허가를 받은자 또는 가축사육업으로 등록한 자 
3. 제2호 구성원을 조합원으로 하여 설비용량 100kW 미만의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 또는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른 조합 중 공급인증기관의 장이 정하는 세부기준을 충족하여 설비용량 100kW 미만의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조합 
4. 주민지분율(발전소가 설치된 마을 주민이 투자한 금액이 자기자본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퍼센트를 초과하는 설비용량 500kW이상 1,000kW미만의 태양광 발전사업자로서, 공급인증기관의 장이 정하는 세부기준을 충족하는 자 
5. 제1호에서 제4호까지의 요건을 충족하는 태양광 발전설비에 ESS설비를 연계하여 설치하는 경우(단, 별표2 제18호에 따른 기준을 충족하고 공사계획의 인가 또는 신고를 완료한 설비에 한함) 
② 소형태양광에 대한 고정가격계약의 공고는 반기별로 진행하며, 제1항에 따른 계약체결 시 고정계약단가는 공고일 기준으로 제10조에 따른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제도의 직전 경쟁입찰에서 결정된 100kW미만의 낙찰평균가격으로 한다. 

결국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대규모 발전사의 의무 이행을 중심으로 한 RPS 체제로 완전히 공고화되었으며, 소규모 사업자들 역시 이제는 시장의 수급 상황과 REC 가격 추이를 면밀히 분석하여 사업성을 판단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급변하는 에너지 법령과 고시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발전사업의 리스크 관리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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