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해바람 법률사무소 조현식 변호사입니다.
지난 2025년 12월 9일, 에너지 업계가 고대하던 「해상풍력 발전의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해상풍력특별법')의 하위법령인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안이 입법예고되었습니다. 이번 제정안은 법률에서 위임받은 지구 지정의 구체적 요건과 사업자 선정 기준을 상세히 명시하고 있어, 향후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판도를 결정할 결정적인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입니다. 본 칼럼에서는 발표된 제정안의 핵심 내용을 바탕으로 예비지구 지정, 발전지구 지정, 그리고 사업자 선정으로 이어지는 3단계 기준을 법령 규정과 연계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해상풍력특별법 시행령(제정안) 바로보기
1. 예비 지구 지정: 적정 입지 선별을 위한 첫 단추
해상풍력특별법 제2조 제4호에 따른 ‘예비지구’ 지정은 본격적인 개발에 앞서 풍황과 환경적 타당성이 우수한 해역을 선별하는 기초 단계입니다. 동법 제14조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과 해양수산부장관은 해상풍력발전에 적합한 풍황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어업활동, 해상교통 안전, 항만 및 어항 운영, 군사작전 수행에 지장이 적은 지역을 예비지구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해양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점 역시 요건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번 시행령 제정안 제11조는 이러한 법률 요건을 한층 구체화하여 세 가지 추가 요건을 제시했습니다. 우선 (i) 국가유산기본법에 따른 국가유산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야 하며, (ii) 기존에 이루어지고 있던 해양활동에 대한 간섭이 최소화되어야 합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iii) 지방자치단체 간의 해상경계와 관련하여 분쟁이 진행 중인 해역은 지정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명시한 점입니다. 사업 초기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자체 간의 갈등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여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정부의 의지로 풀이됩니다.
2. 발전 지구 지정: 체계적 단지 조성을 위한 토대
예비지구 중 민관협의회의 협의 절차를 거친 곳은 발전지구로 승격되어 대규모 풍력발전설비 설치가 가능해집니다. 해상풍력특별법 제19조는 발전지구 지정을 위한 기준으로 경제성 확보가 가능한 수준의 풍황, 부지 및 기반시설 조성이 가능한 환경, 이해관계자의 수용성 및 환경친화적 조성 가능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강화에 대한 기여도와 전력계통 연계 가능성 등 산업적 측면도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시행령 제정안 제22조는 국가 안보와 환경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반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i)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며, (ii) 해양환경성조사 및 환경성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구가 지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해상풍력 개발이 단순한 에너지 확대를 넘어 국가의 안전과 환경을 동시에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3. 해상풍력발전사업자 선정: 역량 평가의 다변화와 안보의 명문화
발전지구 내에서 실제 사업을 수행할 주체를 결정하는 사업자 선정 기준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목입니다. 해상풍력특별법 제24조는 발전단가를 포함한 사업의 효율적 수행 능력, 재무건전성 및 자금 조달 능력, 그리고 이익 공유를 통한 지역사회 상생 및 수용성 확보 노력을 핵심적인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됩니다.
이번 시행령 제정안 제26조는 법에서 규정한 기준을 세분화하여 ‘안보’와 ‘사후관리’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에너지 안보 및 안전 확보를 위한 계획과 노력을 평가 지표로 명문화한 점입니다. 아울러 해양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무적 노력과 사업비의 적정성, 그리고 시설 해체 및 원상복구 계획을 포함한 관리 역량까지 평가 항목에 포함되었습니다. 사업자의 책임 범위를 건설 단계에 한정하지 않고 운영 종료 후의 환경 복원까지 확장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4. 시사점 및 실무 과제
이번 시행령 제정안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정부는 해상풍력의 신속한 보급보다는 ‘질서 있는 확산’과 ‘국가적 안보’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무적인 관점에서 첫 번째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예비지구 지정 요건에서 언급된 ‘기존 해양활동’의 불분명한 범위입니다. 시행령상 이 개념이 어업과 양식업을 넘어 마리나, 레저, 일반 항행까지 폭넓게 해석될 경우 실제 가용한 입지가 지나치게 축소될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하위 지침이나 고시를 통해 해양활동의 구체적인 범위를 합리적으로 설정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핵심 포인트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의 ‘안보 지표’ 강화입니다.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공급망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검증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해저 측량 과정에서 수집되는 정밀 해양 데이터가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특히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서해안 및 남해안 권역의 사업들은 더욱 엄격한 안보 잣대를 적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사실상 특정 국가 자본이나 기술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을 견제하는 장치로 작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향후 사업 참여를 준비하는 기업들은 자본 조달 구조와 공급망 구축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안보 요건을 최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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