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생에너지법: 2035년 공공 비중 50% 의무화 확보 과제

최근 발의된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법률안」(박해철의원 등 15인, 제2215359호, 이하 '법률안')은 화석연료의 퇴출과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거대한 전환기 속에서 전력 시장의 공공성과 안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 주도의 전략을 담고 있습니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공공의 역할을 정립하려는 이번 법률안의 핵심 내용과 시사점을 정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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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공재생에너지의 개념과 주체

이 법률안의 가장 기초가 되는 개념은 공공재생에너지입니다. 단순히 에너지원의 종류에만 주목하는 기존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누가 해당 시설을 소유하고 운영하느냐'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법률안 제2조 제3호에 따르면, 공공재생에너지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주민조합 등이 100% 투자하거나 이들이 50%를 초과하여 출자한 법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시설에서 이용하는 재생에너지를 의미합니다. 그리고 제2조 제4호에서는 이러한 주체들이 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행위를 공공재생에너지 발전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 공동체의 참여와 이익 공유를 독려하기 위해 특정 요건을 갖춘 협동조합을 투자 주체에 포함시킨 점은 지역 중심의 공공성을 확보하려는 입법 의도로 풀이됩니다.
한편, 본 법률안 제6조는  국가 탄소중립 기본계획이나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에너지 관련 상위 계획을 수립할 때 전체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 중 공공재생에너지의 비중을 2035년부터 50%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선언적 규정만을 두고 있는 통상적인 법률안과 달리 구체적인 수치를 목표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 합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설비 용량 목표치에 대해 상향 조정은 가능하게 하되 하향 조정은 불가능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정책의 일관성과 추진 동력을 보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 예비지구 및 발전지구 지정

공공재생에너지
에너지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훼손과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률안 제11조와 제12조는 '지구 지정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법제의 형식상 해상풍력 특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예비지구 및 발전지구 제도와 매우 유사한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법률안은 예비지구 단계를 통해 발전지구 지정 전 적합성을 검토하고 지역 주민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고 있습니다. 이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현장 실사와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발전지구로 최종 지정하면 해당 지역에서는 공공재생에너지 사업이 우선적으로 수행됩니다.

3. 노동전환과 부담금 징수

법률안은 제14조를 통해 에너지 전환의 그늘이라 할 수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및 이에 따른 근로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보호 방안을 규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공공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폐쇄되는 화석연료 발전소의 노동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해야 합니다. 이 경우 고용 노동자의 근로조건이 기존보다 낮아지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어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근로자 권리보호를 두터이 하고 있습니다. 산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사업자가 분담하게 함으로써 사회적 합의를 도모하려는 장치로 이해됩니다.
아울러, 법률안 제13조는 재생에너지, 즉 자연이라는 공유자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발생 수익에 대한 사회 환원 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당기순이익 20% 범위 내에서 '자원 이용 부담금'을 징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공공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 지원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노동자의 전환 지원, 에너지 복지 확충 및 지역 주민 지원 사업에 사용됩니다.

4. 법제적 측면과 산업 경쟁력에 대한 제언

이번 법률안은 국가 주도의 탄소 중립 실현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나 법제 및 산업 측면에서 몇 가지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합니다. 첫째로 용어 정의의 명확성 문제입니다. 구체적으로, 법률안은 공공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재생에너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i) 국가 등이 투자를 받은 법인이 소비자로서 에너지를 이용하는 경우를 포함하는 것인지, 아니면 (ii) 생산자로서 생산하는 에너지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다소 불분명합니다. 입법 과정에서 이를 생산 주체 중심으로 보다 명확히 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목표 수치를 법률에 직접 명시하는 방식에 대한 유연성 문제입니다. 2035년 50%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법률 본문에 담는 것은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 환경과 기술 발전 속도에 대응하는 데 제약이 될 수 있습니다. 법률은 국회에서 제정, 개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절차가 까다로운 측면이 있기 때문인데요. 국정 운영의 탄력성을 고려한다면 구체적인 수치는 하위 법령이나 행정 계획에 위임하는 방식이 정책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산업 경쟁력에 대한 우려입니다. 재생에너지를 공공재로 접근하는 취지는 공감하나,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후발주자입니다. 특히나 균등화발전비용(LCOE) 확보가 시급한 현재 상황에서 당기순이익의 20%에 달하는 부담금과 노동자 구제 비용 등의 추가 부담을 요구하는 것은 민간의 창의성과 투자 속도를 저해할 우려가 있습니다. 양적 성장과 공공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라도, 국제적인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사회적 논의가 선행되어야 시기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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