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 기조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 발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그중에서도 염해농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사업은 유휴 부지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매력적인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실무상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법률 문서 중 하나가 바로 'DSA(Development Service Agreement)', 즉 개발용역계약입니다.
태양광 발전사업에서의 DSA는 단순히 사무를 위탁하는 수준을 넘어 발전사업허가나 개발행위허가 취득을 위한 부지 확보, 주민 수용성 제고, 각종 민원 해결 등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적인 업무들을 포괄합니다. 따라서 계약서의 문구 하나가 추후 거대한 사업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오늘은 염해농지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는 시행사가 DSA 체결 시 반드시 확보해야 할 세 가지 법률적 안전장치에 대해 제언하고자 합니다.
1. 토지 계약 당사자의 명확화: 시행사 직접 계약의 원칙
DSA 계약을 체결할 때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오류 중 하나가 토지확보를 위한 계약의 명의 설정 문제입니다. 실무상 편의를 이유로 용역을 수행하는 수탁자(용역사) 명의로 우선 토지매매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법률적으로 매우 위험한 구조입니다. 태양광 사업의 모든 계약과 인허가 주체는 결국 사업자인 시행사(위탁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수탁자 명의로 토지 계약이 체결되면 추후 인허가 단계에서 계약 당사자를 시행사로 변경하는 '계약인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법리적으로 계약인수는 기존 계약 당사자와 새로운 당사자, 그리고 상대방인 토지주 사이의 삼자 합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만약 이 과정에서 토지주가 매수인 또는 임차인 변경에 동의하지 않거나 추가적인 대가를 요구할 경우 사업 자체가 표류하거나 좌초될 수 있는 치명적인 리스크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DSA상 수탁자의 업무 범위를 '계약 체결의 주선 및 행정 지원'으로 한정하고, 계약의 최종 당사자는 반드시 시행사 명의로 진행하도록 명시해야 합니다.
계약 조항 예시
수탁자는 목표면적에 대하여 본건 부지의 토지소유자 등과 위탁인 사이에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주선한다. 이때 임대차계약서는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본 계약을 위해 승인하거나 제공한 것을 사용하여야 하고, 위탁자의 승인 없이 수탁자나 토지소유자 등은 임대차계약서를 수정할 수 없다.
2. 계약이행보증보험을 통한 용역사의 수행 능력 담보
태양광 발전사업의 실질적인 문턱은 부지 확보와 주민 동의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개 DSA는 해당 지역의 사정에 밝은 토착 사업체와 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업체들은 대형 건설사나 엔지니어링사에 비해 재무 구조가 취약하거나 실제 사업 수행 능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통제하기 위해 계약상 의무 이행을 담보하는 '이행보증보험증권' 제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되어야 합니다. 통상적으로 전체 용역비의 5%에서 15% 사이로 설정되는 이행보증금은 수탁자가 계약상의 의무를 태만히 하거나 수탁자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될 때 위탁자가 입게 될 손실을 보전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됩니다. 보증보험 확보를 통해 시행사는 용역사의 계약 불이행 리스크를 금융기관의 신용으로 치환함으로써 사업 전체의 위험 부담을 낮출 수 있습니다.
계약 조항 예시
수탁자는 본 계약상의 의무이행을 보증하기 위해 본 계약에 따른 계약착수금을 지급받기 전까지 용역비 총액의 10%를 위탁자에게 현금 또는 허용된 이행보증보험증권이나 지급보증서의 방식으로 납부 또는 제출하여야 한다
3. 법령상 요건 미충족 시의 해지권 및 대비 조항 삽입
염해농지 태양광 사업은 일반적인 부지보다 훨씬 까다로운 법적 요건을 요구합니다. 현행 관련 법령 및 규정에서는 사업의 타당성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므로, DSA 체결 시 이러한 법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한 출구 전략(Exit Strategy)을 반드시 마련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법적 요건들을 유의해야 합니다.
농지법 시행규칙(농림축산식품부령 제741호, 2025. 10. 31.)
- 설치 규모의 적정성: 원칙적으로 설치 면적 기준 10만 제곱미터 이상의 규모를 확보해야 합니다.
- 부지의 연접성: 사업구역 내 각 필지는 서로 물리적으로 연접하여 하나의 단지를 형성해야 합니다.
- 토양 염도 기준: 사업구역 내 농지 면적의 100분의 90 이상에 대하여, 각 필지별 토양 염도가 5.50(dS/m) 이상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만약 용역 수행 과정에서 위와 같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명될 경우, 시행사가 즉시 계약을 해지하고 잔여 용역비 지급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지 사유를 구체화해야 합니다. 특히 사업 부지 일부를 확보했음에도 연접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거나 토양 염도 측정 결과가 기준치에 미달하여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을 명확한 계약 해지 사유로 규정하지 않는다면, 시행사는 사업을 진행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용역비 분쟁에 휘말리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4. 맺음말
염해농지 태양광 발전사업은 그 복잡성만큼이나 세밀한 법률적 설계가 요구되는 영역입니다. 개발용역계약(DSA)은 단순한 행정 처리의 위임이 아니라 사업 전체의 권리 관계와 리스크를 배분하는 핵심적인 문서입니다. 앞서 살펴본 토지 계약 명의의 적정성 확보, 이행보증보험을 통한 위험 전가, 그리고 법령 요건 미달 시의 해지 조항 삽입은 시행사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예측 가능한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철저한 계약 검토를 통해 법적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적인 에너지 사업을 위한 가장 견고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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