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관련 시공계약이나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분양사나 시공사가 인허가 취득 지연 등 갖은 이유를 대며 약속된 사업 일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투자자들의 고충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분양사나 시공사가 공사지연에 더하여 연락마저 회피한다면 투자자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감정적인 호소보다는 계약서에 명시된 조항과 관련 법령을 근거로 냉철하게 대응책을 설계해야 합니다. 사업 지연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 계약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해결의 첫걸음입니다.
이처럼 태양광 발전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지연될 때, 투자자가 취할 수 있는 실질적인 법적 대응 방안을 면밀히 살펴보겠습니다.
1. 이행보증보험을 통한 신속한 채권 확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실무적인 대목은 계약 체결 당시 '이행보증보험' 관련 조항을 두었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분양사로부터 이행보증보험증권을 제출받았다면, 이는 사업 지연 시 강력하고 효율적인 구제 수단이 됩니다. 이행보증보험은 분양사나 시공사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을 때 보증보험사가 채무자를 대신하여 계약 이행을 보장하거나 보증금을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채무자인 분양사와 소모적인 실랑이를 벌일 필요 없이 보증보험사에 직접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는 청구가 접수되면 분양사의 계약 불이행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며, 투자자는 보험사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자금 손실의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소규모 업체와의 계약에서는 이러한 보증보험 조항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2. 계약 해제와 원상회복 청구
만약 이행보증보험이라는 안전장치가 없다면 민법상의 원칙으로 돌아가 계약을 해제하고 이미 지급한 자금을 돌려받는 원상회복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우리 민법 제548조 제1항은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해제한 때에는 각 당사자는 그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가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조 제2항은 "전항의 경우에 반환할 금전에는 그 받은 날로부터 이자를 가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사업의 진척도에 따라 대응 방식은 달라집니다. 분양사가 선급금만 수령한 채 사실상 아무런 공사나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면, 계약 해제 통지와 함께 선급금 전액 및 지급일부터의 법정이자를 청구하는 것이 비교적 명확합니다. 반면 일부 공사가 진행된 경우에는 법리가 다소 복잡해집니다. 기성고 때문인데요. 대법원은 공사도급계약이 해제된 경우에 해제될 당시 공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어 이를 원상회복하는 것이 중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완성된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에 도급계약은 미완성 부분에 대하여만 실효되고 수급인은 해제한 상태 그대로 공사물을 도급인에게 인도하며, 도급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도받은 공사물의 완성도나 기성고 등을 참작하여 이에 상응하는 보수를 지급하여야 하는 권리의무관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7. 12. 28. 선고 2014다83890 판결). 따라서 이 경우에는 이미 수행된 공사의 가치(기성고)를 정밀하게 따져 정산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대법원 2017. 12. 28. 선고 2014다83890 판결
판결요지
[1] 공사도급계약이 해제된 경우에 해제될 당시 공사가 상당한 정도로 진척되어 이를 원상회복하는 것이 중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완성된 부분이 도급인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에 도급계약은 미완성 부분에 대하여만 실효되고 수급인은 해제한 상태 그대로 공사물을 도급인에게 인도하며, 도급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도받은 공사물의 완성도나 기성고 등을 참작하여 이에 상응하는 보수를 지급하여야 하는 권리의무관계가 성립한다.
[2] 수급인이 공사를 완공하지 못한 채 공사도급계약이 해제되어 기성고에 따른 공사비를 정산하여야 할 경우, 기성 부분과 미시공 부분에 실제로 들어가거나 들어갈 공사비를 기초로 산출한 기성고 비율을 약정 공사비에 적용하여 공사비를 산정하여야 한다. 기성고 비율은 공사대금 지급의무가 발생한 시점, 즉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할 당시를 기준으로 이미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공사비에다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들어갈 공사비를 합친 전체 공사비 가운데 완성된 부분에 들어간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산정하여 확정하여야 한다.
3. 공사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의 범위와 입증
사업 지연으로 입은 실질적인 손실에 대해서는 별도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우선 계약서에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 선급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액으로 한다"와 같은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손해 발생 사실과 구체적인 액수를 증명해야 하는 입증 책임을 덜어주는 매우 유용한 장치입니다. 다만 예정된 배상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대법원 1999. 10. 12. 선고 99다14846 판결 등). 또한 대법원은 계약 당시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우에는 다른 특약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입은 통상손해는 물론 특별손해까지도 예정액에 포함되고 채권자의 손해가 예정액을 초과한다 하더라도 초과 부분을 따로 청구할 수 없다고 보고 있으므로(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10382 판결), 예정액의 수준을 면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10382 판결
「민법」제398조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손해의 발생사실과 손해액에 대한 증명의 곤란을 덜고 분쟁의 발생을 미리 방지하여 법률관계를 쉽게 해결하고자 하는 등의 목적으로 규정된 것이고, 계약 당시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우에는 다른 특약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입은 통상손해는 물론 특별손해까지도 예정액에 포함되고 채권자의 손해가 예정액을 초과한다 하더라도 초과 부분을 따로 청구할 수 없다. 그리고 손해배상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직권으로 이를 감액할 수 있으며, 여기서 ‘부당히 과다한 경우’라고 함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각 지위,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그 당시의 거래관행과 경제상태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그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 경우에 실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손해액의 크기를 참작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한지 여부 내지 그에 대한 적당한 감액의 범위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실제의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심리·확정할 필요는 없으나, 기록상 실제의 손해액 또는 예상 손해액을 알 수 있는 경우에는 이를 그 예정액과 대비하여 볼 필요는 있다고 할 것이다.
만약 배상액 예정 조항이 없더라도 인허가나 착공 기한 위반에 따른 '지체상금' 조항이 있다면 이를 근거로 일수별 배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별도 규정이 전혀 없는 경우에는 민법상 일반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는데, 이때는 투자자가 상대방의 귀책사유와 그로 인한 구체적인 손해액을 직접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됩니다.
4. 맺음말
태양광 발전 사업의 지연은 투자자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사업 지연이 명백해진 시점이라면 더 이상의 막연한 기다림보다는 내용증명 등을 통해 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를 분명히 하고, 확보 가능한 증거들을 수집하여 체계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합니다. 계약서의 독소 조항은 없는지, 혹은 반대로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숨은 권리는 없는지 전문가와 함께 정밀하게 검토하여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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