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변호사, 상해 임시정부 청사 방문 및 소정 금액 기부

1. 우리 사무실보다 협소했던 역사의 현장

2025년의 마지막 날에 상해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했습니다. 개업 이후 6개월 동안 업무에 매진해온 시간을 되짚어보고 가족과 함께 차분하게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선택한 일정이었습니다. 청사 내부에서 마주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통수권자의 집무실은 현재 해바람 법률사무소의 변호사실 규모와 비교해도 작게 느껴질 정도로 협소했습니다. 과거 엄혹했던 국제 정세 속에서 이 작은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에 세계가 얼마나 주목했을지 생각해보면 당시 운동가들이 느꼈을 고립감은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벽을 마주하고 외치는 것과 같은 막막한 상황 속에서도 독립의 의지를 지속했던 선조들의 고뇌를 현장에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2.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국제 사회의 논리

이토록 좁은 공간에서 시작된 움직임은 결국 대한민국의 존재 가치를 세계에 입증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평소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관련 법무를 수행하며 2022년 발생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상황을 자주 떠올리게 됩니다. 당시 우크라이나가 보여준 저항 의지는 과거 임시정부의 활동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주변의 모든 주체가 불가능을 예견할 때조차 스스로의 가치와 존재 이유를 명확히 증명해야만 비로소 외부의 지원과 국제적인 인정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은 냉혹하면서도 정직한 역사의 교훈입니다. 과거 식민 지배의 대상이었던 한국이 이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핵심 국가로 성장한 배경에는 이 좁은 방에서 시작된 역사가 존재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3. 사회적 책임의 이행

청사를 나오며 소액이나마 기부를 실천했습니다. 대외적으로 표명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일 수 있으나 이제 개업 6개월 차를 맞이한 해바람 법률사무소가 향후 지향해야 할 사회적 책무를 확인하는 상징적인 첫걸음으로 삼고자 합니다. 법률사무소의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분담해야 할 역할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해바람 법률사무소는 앞으로도 외형적인 성장에만 치중하지 않고 각자의 위치에서 법치주의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로펌으로 운영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