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소송] 2. 발전사업 불허가 처분에 대한 쟁송 전략

지난번에는 이미 발급된 발전사업허가가 취소 또는 철회되었을 때의 대응 방안을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 인허가 단계에서 행정청으로부터 '불허가' 통보를 받아 좌절하는 경우도 매우 많습니다. 막대한 사업 부지를 확보하고 기술적 검토를 마친 상태에서 마주하는 불허가 통보는 사업자에게 커다란 벽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발전사업 불허가 처분을 받았을 때, 이를 법적으로 다투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판례를 통한 핵심 전략을 정리해 드립니다.

1. 발전사업 ‘취소’와 ‘불허가’의 차이

두 용어는 일상적으로 혼용되기도 하지만, 법적으로는 그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취소(取消)는 이미 유효하게 발급되어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발전사업허가를 사후적인 사유로 인해 소멸시키는 행위인 반면, 불허가(不許可)는 사업자가 허가를 신청했으나 행정청이 그 신청 자체를 거부하여 권리 형성 단계에서 차단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즉, 허가 취소는 기존의 권리를 박탈하는 문제이고, 불허가는 새로운 권리 취득을 거부당하는 문제입니다.

2. 불허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의 개요

발전사업허가는 행정소송법상 '처분'에 해당하므로, 이에 불복하기 위해서는 민사소송이 아닌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주된 방법은 행정청의 위법한 불허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구하는 '취소소송'이며, 예외적으로 처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을 때는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발전사업허가가 행정청의 '재량행위'로 분류된다는 점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우리 법원은 전기사업법이 허가 기준으로 제시한 '재무능력 및 기술능력', '계획의 수행 가능성' 등의 요건들이 추상적이라는 점에 주목합니다. 이는 행정청에 폭넓은 판단의 여지를 부여한 것이며, 따라서 행정청은 공익적 가치와 사업적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할 재량을 가진다는 것이지요(서울고등법원 2021. 8. 18. 선고 (춘천)2020누515 판결).

3. 승소를 위한 핵심 법리 및 소송 전략

재량행위라고 해서 행정청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송의 핵심은 행정청이 가진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거나(일탈), 그 권한을 잘못 사용했다는 점(남용)을 입증하는 데 있습니다.

전략 1 재량권 일탈·남용의 구체적 입증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는 사실오인이나 비례·평등의 원칙 위반 등을 기준으로 심사합니다. 특히 발전원별로 자주 발생하는 쟁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풍력 발전사업의 부지 중복 이슈: 풍황계측기 설치 부지가 타 사업자와 중복될 때, 법원은 선행 신청자의 요건이 적법하다면 후행 신청자에 대한 불허가는 정당하다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먼저 접수된 신청이 적법하게 심사 완료되었다면, 후순위 신청의 심사 절차로 나아가지 않고 불허가하더라도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7. 5. 19. 선고 2016구합6726 판결).
  • 태양광 발전사업의 주민수용성 해석: 전기사업법상 ‘주민수용성’의 의미를 두고 하급심 판결이 나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춘천지방법원은 법령상의 ‘수용(需用)’을 ‘전기를 받아 씀’으로 해석하여 단순히 주민이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불허가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춘천지방법원 2021. 12. 21. 선고 2021구합31403 판결). 반면, 다른 판례는 이를 ‘주민들이 사업을 용인하는 정도’로 넓게 해석하여 주민 동의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기도 했습니다(춘천지방법원 2020. 6. 9. 선고 2020구합50094 판결).
  • 개발행위허가와의 관계: 발전사업허가 단계에서 향후 개발행위허가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만으로 불허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법원의 시각은 갈립니다. 전주지방법원은 관련 부서의 부정적 의견 청취가 적법하다고 보았으나(전주지방법원 2023. 4. 27. 선고 2021구합811 판결), 서울고등법원은 전기사업허가 단계에서 개발행위허가 가능 여부를 확정적으로 예단하여 불허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9. 2. 20. 선고 2018누1256 판결).

전략 2 신뢰보호원칙 위반의 원용

사업자가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 표명을 믿고 상당한 투자를 진행했다면 신뢰보호원칙 위반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 표명, 사업자의 무과실 신뢰, 그에 따른 행위(투자 등), 신뢰에 반하는 처분, 그리고 그로 인한 이익 침해라는 다섯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대법원 2006. 6. 9. 선고 2004두46 판결). 다만, 단순히 풍황계측기 설치를 위한 공유재산 사용허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사업허가에 대한 확정적인 견해 표명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서울행정법원 2017. 5. 19. 선고 2016구합6726 판결).

대법원 2006. 6. 9. 선고 2004두46 판결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


4. 결론

발전사업 불허처분은 행정청의 재량권 행사를 법리적으로 어떻게 파고드느냐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달라집니다. 특히 주민수용성이나 타 법령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 하급심 판례가 엇갈리고 있는 만큼, 개별 사안의 특수성을 면밀히 분석하여 가장 유리한 판례 논리를 구성하는 것이 승소의 핵심입니다. 행정청의 처분이 불합리하다고 느껴진다면, 전문가와 함께 재량권 일탈의 지점을 정확히 짚어내어 실효성 있는 권리 구제 절차를 밟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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