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발전] 발전단지 간 후류 손실과 수인한도 법리의 적용

풍력발전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으면서 여러 발전 단지가 인접하여 건설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먼저 건설된 풍력발전 단지가 인근의 다른 단지에 미치는 후류 효과(Wake Effect)로 인한 발전량 감소, 즉 후류 손실 문제가 새로운 법적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해바람 법률사무소는 본 지면을 통해 풍력발전소 간 후류 손실 문제와 관련한 법적 쟁점 및 현재까지의 판례 동향을 검토해 보고자 합니다.

1. 후류 손실에 대한 보상의 법적 근거

특정 풍력발전기가 인근 사업자 소유의 발전기에 후류 영향을 주어 발전 손실을 초래할 경우, 이에 대한 손해배상이나 손실보상 의무를 명확히 규정한 법령이나 확립된 판례는 아직 부재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현재까지 풍력발전 사업자 사이의 후류 손실 분쟁은 주로 발전사업세부허가기준, 전기요금산정기준, 전력량계허용오차 및 전력계통운영업무에 관한 고시에 따른 발전사업허가의 우선권 법리에 의해 다루어져 왔습니다.

요컨대 후류 영향이 예상되어 타 사업자의 발전사업허가 취소를 구한 사안에서 법원은 설치 허가를 기준으로 우선권을 보유한 발전사업자의 허가가 적법하며, 나중에 허가를 신청한 자의 신청은 반려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7. 5. 19. 선고 2016구합77629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8. 1. 12. 선고 2017누53097 판결).

다만 이러한 행정쟁송 외에 민사상 해결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민법은 인접한 토지 상호 간의 이용을 조절하기 위한 상린관계 규정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침해 행위의 제거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생활 방해에 대한 위법성 판단 기준으로 수인한도 이론을 적용하고 있는데 후류 손실 분쟁에서도 이와 유사한 기준이 도입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선행 사업으로 인해 후행 사업자가 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손실을 입게 된다면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의무가 발생할 여지도 배제할 수 습니다.

2. 후류 손실 관련 국내 소송 선례

후류 손실 자체를 직접적인 원인으로 하여 발전 사업자 간의 손해배상 책임을 다룬 대법원 판결은 아직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급심 판례를 통해 법원의 시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법원은 2인의 사업자 모두에게 발전사업허가를 내줄 경우 후류 영향으로 발전효율이 낮아지는 등의 사유가 발생한다면 어느 하나의 발전사업만 영위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7. 5. 19. 선고 2016구합6726 판결, 서울행정법원 2017. 5. 19. 선고 2016구합77629 판결).

이러한 판결은 법원이 후류 영향으로 인한 발전 손실이 사업의 경제성에 중대한 타격을 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허가 단계에서 충분히 조정되지 못한 부지 중복이나 후류 문제는 향후 실질적인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의 근거가 될 여지가 존재합니다.

3. 선행 발전사업허가 확보의 면책 여부

발전사업허가와 개발행위허가를 먼저 취득했다는 사실이 후류 손실에 대한 절대적인 면책 사유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은 일조권 침해 사안에서 건물 신축이 당시 공법적 규제에 형식적으로 적합하더라도 현실적인 방해 정도가 현저하게 커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다면 위법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4. 9. 13. 선고 2003다64602 판결).

대법원 2004. 9. 13. 선고 2003다64602 판결

【판결요지】

[1] 건물의 신축으로 인하여 그 이웃 토지상의 거주자가 직사광선이 차단되는 불이익을 받은 경우에 그 신축행위가 정당한 권리행사로서의 범위를 벗어나 사법상 위법한 가해행위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그 일조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인용하는 수인한도를 넘어야 한다.

[2] 건축법 등 관계 법령에 일조방해에 관한 직접적인 단속법규가 있다면 그 법규에 적합한지 여부가 사법상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중요한 판단자료가 될 것이지만, 이러한 공법적 규제에 의하여 확보하고자 하는 일조는 원래 사법상 보호되는 일조권을 공법적인 면에서도 가능한 한 보장하려는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조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도의 기준으로 봄이 상당하고, 구체적인 경우에 있어서는 어떠한 건물 신축이 건축 당시의 공법적 규제에 형식적으로 적합하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인 일조방해의 정도가 현저하게 커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은 경우에는 위법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3] 일조방해행위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었는지 여부는 피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성질 및 그에 대한 사회적 평가, 가해 건물의 용도, 지역성, 토지이용의 선후관계, 가해 방지 및 피해 회피의 가능성, 공법적 규제의 위반 여부, 교섭 경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건축 후에 신설된 일조권에 관한 새로운 공법적 규제 역시 이러한 위법성의 평가에 있어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4] 어느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가 종전부터 향유하고 있던 경관이나 조망이 그에게 하나의 생활이익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된다면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인바, 이와 같은 조망이익은 원칙적으로 특정의 장소가 그 장소로부터 외부를 조망함에 있어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있고, 그와 같은 조망이익의 향유를 하나의 중요한 목적으로 하여 그 장소에 건물이 건축된 경우와 같이 당해 건물의 소유자나 점유자가 그 건물로부터 향유하는 조망이익이 사회통념상 독자의 이익으로 승인되어야 할 정도로 중요성을 갖는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비로소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그와 같은 정도에 이르지 못하는 조망이익의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없다.

[5] 조망이익이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이를 침해하는 행위가 사법상 위법한 가해행위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조망이익의 침해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인용하는 수인한도를 넘어야 하고, 그 수인한도를 넘었는지 여부는 조망의 대상이 되는 경관의 내용과 피해건물이 입지하고 있는 지역에 있어서 건조물의 전체적 상황 등의 사정을 포함한 넓은 의미에서의 지역성, 피해건물의 위치 및 구조와 조망상황, 특히 조망과의 관계에서의 건물의 건축·사용목적 등 피해건물의 상황, 주관적 성격이 강한 것인지 여부와 여관·식당 등의 영업과 같이 경제적 이익과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는지 여부 등 당해 조망이익의 내용, 가해건물의 위치 및 구조와 조망방해의 상황 및 건축·사용목적 등 가해건물의 상황, 가해건물 건축의 경위, 조망방해를 회피할 수 있는 가능성의 유무, 조망방해에 관하여 가해자측이 해의(害意)를 가졌는지의 유무, 조망이익이 피해이익으로서 보호가 필요한 정도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논리는 후류 손실 문제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물론 선행 허가권자는 후행 사업자가 손실을 어느 정도 예측하고 사업을 추진했다는 점을 주장할 수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수인한도 초과 여부를 판단할 때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므로 단순히 허가 시점만으로 면책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정이 존재할 경우 선행 사업자에게 불리한 판단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 인근 사업자에게 후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을 입증하는 객관적 증거가 있는 경우
  • 발전기 위치 변경 등 후류 영향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적 대안이 존재했음에도 이를 검토하거나 실행하지 않은 경우
  • 최초 허가 이후 사업 부지를 확장하는 등의 변경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인근 사업자가 예측할 수 없었던 추가 손실을 발생시킨 경우

4. 결론

풍력발전소 간 후류 손실 분쟁은 법적 기준이나 판례가 정립되어 가는 단계의 새로운 법률 영역입니다. 허가 시점의 선후관계라는 단편적인 요소만으로는 책임 유무를 가리기 어려우며 수인한도 법리에 따라 다양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풍력발전 사업자는 사업 계획 및 부지 선정 단계에서 인근 단지에 미치는 후류 영향을 과학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밀하게 예측해야 합니다. 나아가 후행 사업자의 손실이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지 않도록 발전기 배치와 사업 계획을 설계하는 것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민사상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실무적인 핵심 전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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