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의 치밀한 준비와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발전사업이 예기치 못한 행정청의 허가 취소나 철회 처분으로 중단 위기에 처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사업 중단을 넘어 기업의 존폐를 가르는 절박한 상황일 수밖에 없는데요. 오늘은 이러한 발전사업허가의 취소 또는 철회 처분에 직면했을 때, 행정소송을 통한 대응방법과 어떻게 승소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그 핵심 전략을 정리해 드립니다.
1. 발전사업허가의 법적 성질: ‘처분’에 해당합니다
법적 대응에 앞서 발전사업허가가 행정법상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전기사업법 제7조 제1항에 따르면 발전사업을 하려는 자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또는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는 특정인에게 특정한 권리나 능력을 설정해 주는 행위로, 우리 법제상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 집행으로서의 공권력 행사인 '처분'에 해당합니다.
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처분을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 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허가 취소나 철회 통보를 받았다면, 민사소송이 아닌 행정소송을 통해 그 효력을 다투어야 한다는 점이 대응의 시작점입니다.
행정소송법
제2조(정의) ①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처분등”이라 함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하 “處分”이라 한다) 및 행정심판에 대한 재결을 말한다.
2. 어떤 소송을 제기해야 할까요?

행정청의 처분에 불복하기 위해서는 처분의 효력을 직접 다투는 항고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크게 취소소송과 무효등확인소송 두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취소소송입니다. 이는 행정청의 위법한 취소 또는 철회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소송입니다. 다만 취소소송은 행정소송법 제20조에 따라 매우 엄격한 제소기간의 제한을 받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
- 처분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
위 두 기간 중 하나라도 경과하면 원칙적으로 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처분 통지서를 받은 즉시 신속하게 법률 검토에 착수해야 합니다.
만약 제소기간을 놓쳤다면 보충적 수단으로 무효등확인소송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소송은 처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어 처음부터 효력이 없었음을 확인받는 절차로, 제소기간의 제한이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려면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일 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한다고 엄격히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86. 9. 23. 선고 85누838 판결). 단순히 위법하다는 사유만으로는 부족하며 입증 문턱이 매우 높으므로, 실무적으로는 가급적 제소기간 내에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행정소송법
제3조(행정소송의 종류) 행정소송은 다음의 네가지로 구분한다.
1. 항고소송: 행정청의 처분등이나 부작위에 대하여 제기하는 소송
2. 당사자소송: 행정청의 처분등을 원인으로 하는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 그 밖에 공법상의 법률관계에 관한 소송으로서 그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를 피고로 하는 소송
3. 민중소송: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기관이 법률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때에 직접 자기의 법률상 이익과 관계없이 그 시정을 구하기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
4. 기관소송: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기관상호간에 있어서의 권한의 존부 또는 그 행사에 관한 다툼이 있을 때에 이에 대하여 제기하는 소송. 다만, 헌법재판소법 제2조의 규정에 의하여 헌법재판소의 관장사항으로 되는 소송은 제외한다.제4조(항고소송) 항고소송은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1. 취소소송: 행정청의 위법한 처분등을 취소 또는 변경하는 소송
2. 무효등 확인소송: 행정청의 처분등의 효력 유무 또는 존재여부를 확인하는 소송
3. 승소를 위한 핵심 전략
발전사업허가 취소 처분을 다투는 구체적인 전략은 해당 처분이 행정청의 '재량행위'인지, 아니면 법령에 따라 반드시 행해야 하는 '기속행위'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전략 1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
우리 법원은 발전사업허가를 행정청의 재량행위로 보고 있습니다. 전기사업법이 허가 요건으로 '재무능력 및 기술능력', '계획의 수행 가능성' 등 추상적인 기준을 규정하여 행정청에 판단의 여지를 남겨두었기 때문입니다(서울고등법원 2021. 8. 18. 선고 (춘천)2020누515 판결).
특히 발전사업허가처럼 상대방에게 이익을 주는 '수익적 행정행위'를 취소할 때는 행정청의 재량이 더욱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대법원은 수익적 행정행위를 취소·철회하는 경우, 이미 부여된 기득권 침해를 정당화할 만큼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상대방이 입을 불이익보다 현저히 강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4두41190 판결).
따라서 소송에서는 행정청이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적 목적에 비해, 사업자가 입게 될 경제적 손실과 기득권 침해가 지나치게 가혹하여 '비례의 원칙'을 위반했음을 집중적으로 부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위반 행위가 경미하거나 이미 시정 조치를 완료했음에도 사업 전체 허가를 취소했다면 재량권 일탈·남용을 강력히 주장해 볼 수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1. 8. 18. 선고 (춘천)2020누515 판결
전기사업허가는 처분 상대방에게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는 효과를 수반하는 수익적 행정처분이다. 또한 구 전기사업법 제7조 제5항은 전기사업의 허가기준으로 ‘재무능력 및 기술능력이 있을 것'(구 전기사업법 제7조 제5항 제1호), ‘계획대로 수행될 수 있을 것'(구 전기사업법 제7조 제5항 제2호), ‘전력계통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아니할 것'(구 전기사업법 제7조 제5항 제4의 2호) 등을 규정하여 허가기준 충족 여부 판단에 관하여 재량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구 전기사업법 제7조에 따른 전기사업허가는 재량행위로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피고에게 사실을 오인하거나 비례원칙, 평등원칙 등을 위반하거나 재량권을 불행사하는 등 재량권의 일탈 · 남용이 있었는지를 살펴 이 사건 불허가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전략 2 허가 취소의 법규 위반 주장
반면 전기사업법 제12조 제1항 단서에 명시된 특정 사유들은 행정청에 재량의 여지를 주지 않는 '기속행위'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해당 단서가 "그 허가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이를 명확한 기속행위로 판단하고 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8. 8. 16. 선고 2017구합73075 판결).
이러한 경우라면 재량권의 일탈·남용을 주장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대신 행정청이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실관계 자체가 틀렸음을 증명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았다는 이유로 취소되었다면, 그것이 부정한 의도가 없는 단순한 오기나 착오였음을 입증하여 법령 적용 자체의 위법성을 공략해야 합니다.
결론
발전사업허가의 취소 또는 철회는 사업자에게는 사형 선고와도 같습니다. 하지만 행정청의 처분이 언제나 정당한 것은 아닙니다. 처분의 사유가 재량의 영역인지 기속의 영역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법적 논리를 세우는 것이 사업을 지켜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무엇보다 90일이라는 짧은 제소기간을 유념하여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기민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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