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 개발사업] 군작전성 검토에 따른 전파영향평가

대한민국에서 풍력발전과 같은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할 때 사업자들이 마주하는 가장 까다로운 절차라 한다면, 저는 ‘군작전성 검토’를 꼽습니다. 단순히 토지를 확보하고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휴전국가이자 미중 패권다툼의 중심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업이 군사시설 인근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사업의 명운을 좌우하는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법률가의 시각에서 군작전성 검토의 법적 실무와 주요 쟁점을 심도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1. 군작전성 검토의 개념과 목적

군작전성 검토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이하 ‘군사기지법’)에 근거하여 지정된 보호구역 내에서 특정 행위를 하고자 할 때, 해당 행위가 군사작전 수행에 지장을 주는지 여부를 국방부나 관할 부대와 사전에 협의하는 절차를 말합니다. 군사기지법 제13조 제1항에 따르면, 행정기관의 장이 보호구역 안에서 각종 허가나 처분을 하려면 반드시 국방부 장관이나 관할 부대장과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은 필연적으로 대규모 시설물 설치와 기반 공사를 수반하기 때문에 대다수의 공정이 군작전성 검토 대상에 포함됩니다. 군사기지법 제13조 제1항이 규정하는 협의 대상 행위는 다음과 같이 폭넓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 건축물의 신축·증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건축물의 용도변경
  • 도로·철도·교량·운하·터널·수로·매설물 등과 그 부속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변경
  • 하천 또는 해면의 매립·준설(浚渫)과 항만의 축조 또는 변경
  • 광물·토석(土石) 또는 토사(土砂)의 채취 및 해안의 굴착
  • 조림 또는 임목(林木)의 벌채 및 토지의 개간 또는 지형의 변경
  • 해저시설물의 부설 또는 변경
  • 통신시설의 설치와 그 사용
  • 총포의 발사 또는 폭발물의 폭발
  • 해운의 영위 및 어업권·양식업권의 설정, 수산동식물의 포획 또는 채취
  • 부표(浮標)·입표(立標) 등 표지의 설치 또는 변경
풍력발전의 경우 터빈을 고정하기 위한 앵커 설치, 지중 송전선로 매설, 전력 거래를 위한 광통신 설비 구축 등이 모두 위 항목에 해당하므로 사업 계획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2. 검토 절차의 예외 규정과 주의사항

법령은 모든 행위를 규제하기보다는 군사작전에 지장이 적은 범위 내에서 일부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군사기지법 제13조 제1항 및 동법 시행령 제13조 제3항에 따라 다음의 행위들은 협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 기존 건축물이나 공작물의 개축·재축 및 대수선
  • 건축법 시행령에 따른 가설건축물의 건축
  • 입목의 간벌, 택벌 및 피해목 벌채 또는 산림자원법에 따른 입목 벌채
  • 경지 정리나 배수 개선 등 농업생산기반 개량사업
  • 개인묘지 설치 및 가족자연장지 조성
  • 일부 예외를 제외한 건축법상 건축신고 대상 행위 및 용도변경
그러나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이러한 예외 규정이 모든 보호구역에 일률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통제보호구역이나 폭발물 관련 시설이 있는 보호구역 내에서는 위 예외 항목 중 건축물의 개축이나 가설건축물 설치, 건축신고 대상 행위 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사업 부지의 법적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또한, 비행안전구역이나 대공방어협조구역 내에서는 고도 제한 등에 따른 별도의 작전성 검토가 수반될 수 있습니다.

3. 핵심 쟁점: 전파영향평가의 근거와 재산권 침해

최근 재생에너지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군 레이더 운용과 관련된 ‘전파영향평가’입니다. 과거 국방부가 명확한 법률적 근거 없이 내부 지침만으로 풍력발전기 설치를 제한하면서 분쟁이 야기된 바 있습니다. 2016년의 한 사례를 보면, 이미 발전사업 허가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군 장비 전파 간섭을 이유로 개발행위 허가에 부동의하여 사업이 장기간 표류한 사례도 확인됩니다.

이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는 2018년 3월, 국방부의 이러한 조치가 법률유보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규제는 반드시 국회에서 제정한 법률에 근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시 국방부는 내부 규정인 ‘군사기지 관리훈령’ 등을 근거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군 레이더의 최대 탐지거리를 기준으로 전 국토를 규제 범위에 넣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권고 이후 전파영향평가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 마련과 심의 기구 설치 등 제도적 개선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실무적으로는 군과의 협의 과정에서 가장 난도가 높은 구간으로 남아있습니다.

(2018. 3. 13. 국민권익위원회 보도자료, “군부대 내부규정으로 국민 재산권 행사 막는 것은 잘못”)

4.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제언

결국 풍력발전과 같은 에너지 프로젝트의 성패는 초기 단계에서 군사적 리스크를 얼마나 정확히 예측하고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부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군사기지법상의 보호구역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며, 단순히 규제 대상인지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군사작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설비 배치 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법리적 타당성을 확보하고, 군의 우려 사항을 불식시킬 수 있는 기술적 저감 대책을 마련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국가 안보와 탄소 중립이라는 두 가지 거대 담론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합리적인 법적 논리와 유연한 협의 기술은 사업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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