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PPA 원격검침 통신비 청구, 법적 근거와 대응 전략

​최근 한국전력공사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오는 7월부터 원격검침 관련 고객부담금을 청구하겠다는 통보를 보내오면서 업계 내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전이 전액 부담해오던 통신비를 갑작스럽게 사업자에게 전가한다는 소식에 많은 분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계십니다. 이번 사태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전 PPA의 법적 성격부터 비용 부담의 근거가 되는 지침의 변화까지 면밀히 살펴보겠습니다.​

1. 한전 PPA의 법적 성격과 소규모 발전사업자의 특례

​​실무에서 흔히 쓰이는 한전 PPA(Power Purchase Agreement)라는 용어는 전력거래의 특수한 형태를 의미합니다. 우리나라 전기사업법은 원칙적으로 모든 전력거래를 전력시장을 통해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를 위해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발전설비 용량이 1,000kW 이하인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경우,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력판매사업자인 한국전력공사와 직접 전력을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한전 PPA인 것이지요. 한전 PPA의 구체적인 절차와 기준은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인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전력 등의 거래에 관한 지침에서 상세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전력 등의 거래에 관한 지침 바로보기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전력 등의 거래에 관한 지침
 
제1조(목적) 이 지침은 발전사업자 등이 발전설비용량 1000kW 이하의 신ㆍ재생에너지발전설비ㆍ전기발전보일러, 총 저장용량이 1000kWh 이하이면서 총 충ㆍ방전설비용량이 1000kW 이하인 전기저장장치ㆍ전기자동차시스템을 이용해 전기사업법 시행령 제19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따라 생산한 전력을 전기판매사업자와 거래하는 경우의 전력거래절차 및 그밖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3조(전력거래 방법) 발전사업자 등은 발전설비용량 1000kW 이하의 신ㆍ재생에너지발전설비ㆍ전기발전보일러 및 총 저장용량이 1000kWh 이하이면서 총 충ㆍ방전설비용량이 1000kW 이하인 전기저장장치ㆍ전기자동차시스템을 이용해 생산한 전력을 아래 각 호의 범위 내에서 전력시장을 통하지 아니하고 전기판매사업자와 거래할 수 있다.  

1.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전력
2. 발전사업자 이외의 자가 생산한 전력으로서 아래 각목의 것 
가. 태양에너지 발전설비로 발전한 전력 중 자가소비 후 남는 전력
나. 태양에너지 발전설비를 제외한 설비의 연간 총 생산량의 50 % 미만의 전력 


2. 원격검침 통신비 부과 근거와 제도 변화의 흐름

​​​많은 사업자분들께서 의문을 제기하는 지점은 왜 지금 시점에 비용 부담을 요구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해당 고시에 따르면 전력거래량 측정에 필요한 전기계기와 부속장치의 설치 및 관리 책임은 원칙적으로 발전사업자에게 있습니다. 다만 발전과 수전 전력량을 동시에 측정하는 양방향 계기를 설치할 때만 한전과 사업자가 비용을 분담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었을 뿐이지요. 이때 원격검침 서비스는 전기계기의 관리 영역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이 법리상 타당합니다.​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전력 등의 거래에 관한 지침
 
제6조(전기계기 등의 설치ㆍ관리) ① 전기공급자는 전기판매사업자와의 전력거래량을 측정하는데 필요한 전기계기와 그 부속장치(이하 “전기계기등”이라 한다)를 자신의 부담으로 설치ㆍ관리하여야 한다. 다만, 발전전력량과 수전전력량을 동시에 계량할 수 있는 전기계기를 설치할 경우 비용을 전기공급자와 전기판매사업자가 분담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전기계기등의 설치장소는 해당 신ㆍ재생에너지발전설비와「송전용전기설비 이용규정」및「배전용전기설비 이용규정」상의 접속설비가 연결되는 지점(이하 “수급지점”이라 한다)으로 한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전기공급자와 전기판매사업자가 합의로 수급지점과 다른 곳에 설치할 수 있다. 

​​​한전은 이미 2018년 내부 지침 개정을 통해 원격검침 제도를 도입했고, 2020년에는 세부적인 비용 청구 기준도 마련해 두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2018년 4월 30일 이후 계약을 접수한 500kW 미만 저압 연계 사업자의 경우 통신비의 50%를 부담하도록 하고, 2024년 6월 1일 이후 신규 신청이나 갱신을 하는 경우에는 매월 거래비용 부담금을 차감하는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실제로 2018년 이후 체결된 상당수의 계약서에는 이미 통신비용 분담에 관한 명시적인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3. 시사점 및 대응 방향

​​​이번 조치는 주로 500kW 미만의 소규모 사업자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법리적으로만 따져본다면 비용 분담의 근거는 이미 2018년부터 마련되어 있었으나, 그동안 한전이 경영적 판단이나 재량에 따라 수수료 징수를 유예해 온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한전이 규정된 지침과 계약서 내용을 근거로 비용을 청구할 경우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업자들이 무조건 수용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전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하거나, 장기간 비용을 부과하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태도를 변경한 점에 대해 행정법상의 신뢰보호 원칙이나 비례의 원칙 위반을 주장해 볼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행정청은 재량이 있는 처분을 할 때에는 관련 이익을 정당하게 형량하여야 하며 그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서는 아니 되고,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에 대한 국민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신뢰를 보호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행정기본법제12조, 제21조).

결국 개별 계약의 체결 시점과 구체적인 합의 내용에 따라 부당함을 다툴 수 있는 논거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입증 자료를 철저히 준비하여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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