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발전사업의 인허가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해상풍력 발전의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하 ‘해상풍력특별법’)의 구체적인 밑그림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 (상) 편에서 지구 지정과 사업자 선정 기준을 살펴보았다면, 이번 하편에서는 사업자 입장에서 두번째 장벽으로 꼽히는 ‘환경성평가’ 항목을 상세히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 12월 9일 입법예고된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안을 토대로 실시계획 승인 단계에서의 환경성평가 절차와 대응 전략을 정리해 드립니다.
해상풍력특별법 체계 하에서 사업자가 발전지구 내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실시계획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법 제25조 제1항에 따르면, 사업자는 실시계획을 수립하여 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친 후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조건이 바로 환경성평가입니다.
해상풍력특별법 제26조 제1항은 환경성평가 특례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사업자가 기존의 「환경영향평가법」이나 「해양이용영향평가법」에 따른 절차를 개별적으로 밟는 대신, 해상풍력특별법과 그 하부규정에서 정한 통합된 환경성평가 절차를 따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러 법에 흩어져 있던 평가 업무를 단일화하여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이해됩니다.
2. 환경성평가준비서 제출 절차의 구체화
이번 시행령 제정안 제32조와 시행규칙 제12조는 본 평가에 착수하기 전, 평가의 효율성을 담보하기 위한 사전 절차로 ‘환경성평가준비서’ 작성 및 제출 의무를 규정했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본 평가 실시 전 사업자에게 준비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준비서에는 다음의 사항들이 담겨야 합니다.
사업의 구체적인 목적 및 개요
평가대상지역의 설정 범위
공유수면 지역을 제외한 토지이용계획안
해당 지역의 환경적 개황
보전목표기준의 설정
평가 항목, 범위 및 방법의 설정
주민 및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계획
3. 환경성평가협의회를 통한 평가 항목의 결정
준비서가 제출되면 해상풍력특별법 시행령 제32조 제2항 및 제5항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환경성평가협의회를 구성하고 운영해야 합니다. 협의회는 준비서를 바탕으로 사업자가 실제 수행해야 할 구체적인 평가 항목과 범위, 방법 등을 결정하여 사업자에게 통보합니다. 만약 사업자가 통보받은 평가 항목 등에 대해 실무적으로 수행이 불가능하거나 이견이 있는 경우, 해상풍력특별법 시행령 제32조 제2항, 제5항, 제6항에 따라 장관에게 재검토를 요청할 수 있는 불복 절차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4. 환경성평가서 작성 및 지자체 의견 수렴
평가 항목이 확정된 후 작성되는 본 ‘환경성평가서’는 향후 인허가의 성패를 가르게 될 핵심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해상풍력특별법 시행규칙 제12조 제2항은 평가서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민 수용성 관련 대책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환경성평가서에 포함되어야 할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요약문 및 사업의 전체 개요
평가대상지역 및 상세 지역 개황
결정된 평가 항목·범위·방법과 그에 따른 조치 내용
주민 등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결과 및 검토 내용
구체적인 보전목표기준
현황 조사 결과 및 영향 예측·분석·평가와 저감 방안
환경 영향 저감 방안 및 사후 모니터링 계획
불가피한 환경 영향에 대한 대책
주민 생활환경 및 재산상 환경오염 피해 대책
대안 설정 및 그에 대한 평가
종합 평가 및 최종 결론
사업자는 작성된 평가서를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에게 제출하기 전, 해상풍력특별법 제32조 제8항에 따라 민관협의회를 운영하는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우선 제출하여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장은 필요에 따라 주민 의견을 추가로 수렴할 수 있으므로, 지자체 및 민관협의회와의 유기적인 사전 소통이 전체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5. 평가서의 검토 및 보완 기준
제출된 평가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해양수산부장관과의 협의를 거쳐 검토합니다. 해상풍력특별법 시행령 제33조는 평가서의 보완을 요구할 수 있는 사유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데, 사업자가 초기 작성 단계부터 유의해야 할 기준점이 됩니다.
- 해양환경이나 환경 영향 분석이 누락되거나 현저히 미흡한 경우 - 중요 사항 결여로 인해 보완 없이는 협의 의견 제시가 불가능한 경우 - 환경 현황 조사, 영향 예측 및 저감 대책 등이 부적정한 경우 - 주민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내용이 적절히 반영되지 않은 경우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이러한 검토 의견을 종합하여 사업자에게 통보하며, 사업자는 이를 실시계획에 반영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종합 의견의 반영 여부를 최종 확인한 후 실시계획을 승인하게 됩니다.
6. 시사점: 통합이 곧 완화는 아니다
이번 제정안을 분석하며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은 용어가 주는 뉘앙스입니다. 해상풍력특별법은 ‘환경성평가’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실무자들이 이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에서 다루는 일종의 약식 절차인 ‘환경성검토’와 유사한 것으로 오해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는 약식 절차가 아닙니다. 오히려 기존 환경영향평가법상의 정식 절차와 대동소이할 뿐만 아니라, 특정 측면에서는 규제가 강화된 측면도 존재합니다. 현행 체계에서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나 해양이용협의 대상 사업의 경우 주민 의견 수렴이 필수 절차가 아닐 수 있었으나, 이번 해상풍력특별법은 사업 규모를 불문하고 모든 사업에 대해 주민 및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특별법은 인허가 절차의 ‘물리적 속도’를 높여주는 대신, 주민 수용성이라는 ‘과정의 정당성’을 이전보다 훨씬 엄격하게 묻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입니다. 사업자분들은 절차 통합이라는 형식에 안주하기보다, 초기 단계부터 주민과의 실질적인 소통과 정밀한 환경 영향 분석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