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소송] 3. 개발행위허가 불허가처분에 대한 권리구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많은 이들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의 첫 발을 떼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개발행위허가’는 사업자들에게 가장 큰 장벽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단순히 절차에 맞춰 신청만 하면 될 것으로 낙관했다가 지자체로부터 예상치 못한 불허가 통보를 받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서 많은 분들이 좌절하시곤 하는 관문인 개발행위허가의 법적 기준을 면밀히 살펴보고, 만약 거부 처분을 받았다면 어떠한 법리적 전략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상세히 짚어보고자 합니다.

1.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개발행위허가가 필요한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은 개발행위허가 절차를 피할 수 없습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토계획법') 제56조 제1항에 따르면 건축물의 건축,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 변경 등을 하려는 자는 관할 행정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풍력발전의 경우 대규모 토목 공사와 설비 설치를 동반하므로 토지의 형질변경과 공작물 설치를 수반하는 개발행위허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사업 지역과 면적에 따라서는 허가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복잡한 도시·군관리계획 결정 절차를 거쳐야 할 수도 있어 초기 단계부터 면밀한 검토가 요구됩니다.

태양광발전 설비 역시 법적으로 공작물에 해당하여 기본적으로 허가 대상입니다. 흔히 높이 5m를 기준으로 허가 여부가 갈린다고 알고 계신 경우가 많지만 법적 실체는 조금 더 복잡합니다.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53조는 허가 없이 태양광설비의 설치가 가능한 '경미한 행위'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습니다.
  • 도시지역 또는 지구단위계획구역: 무게 50톤 이하, 부피 50세제곱미터 이하, 수평투영면적 50제곱미터 이하인 경우
  • 도시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및 지구단위계획구역 외의 지역: 무게 150톤 이하, 부피 150세제곱미터 이하, 수평투영면적 150제곱미터 이하인 경우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위 기준에 부합하더라도 건축법 시행령 제118조 제1항 제11호에 따른 ‘높이 5미터를 넘는 태양에너지 발전설비’는 반드시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태양광 설비의 허가 필요 여부는 설치 지역의 특성, 설비의 중량과 부피, 면적, 그리고 높이를 종합적으로 따져보아야 하며, 각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별도의 기준을 마련해 두는 경우도 많으므로 해당 지역의 조례 확인은 필수적입니다.

2. 개발행위 불허가 통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행정청으로부터 불허가 통보를 받았다면 이는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행정처분’에 해당합니다. 행정기본법 제2조 제4호는 처분을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 집행으로서의 공권력 행사 또는 거부로 정의하고 있으며, 개발행위허가 신청 거부는 전형적인 거부처분입니다.

대법원 역시 개발제한구역에서의 개발행위허가와 보전부담금 부과는 각각 독립적인 행정처분이라고 판시하며 그 처분성을 명확히 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0두52917 판결). 따라서 사업자는 항고소송인 취소소송이나 무효확인소송을 통해 불복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 취소소송: 행정청의 불허가 처분이 법령을 위반했거나 재량권을 남용하여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해달라고 청구하는 소송입니다.
  • 무효확인소송: 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처음부터 효력이 없었음을 확인받고자 하는 소송입니다.

3. 불허가 처분에 대한 대응 전략: 재량권 일탈·남용의 입증

개발행위허가는 그 기준에 ‘주변 경관과의 조화’나 ‘환경오염 우려’와 같은 불확정 개념이 포함되어 있어 행정청에 폭넓은 재량권이 부여됩니다. 법원 또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청의 판단을 존중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대법원은 환경오염 우려와 같이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예측이 필요한 경우, 행정청의 판단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거나 형평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 한 이를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두55490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6두55490 판결

국토계획법이 정한 용도지역 안에서의 건축허가는 건축법 제11조 제1항에 의한 건축허가와 국토계획법 제56조 제1항의 개발행위허가의 성질을 아울러 갖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개발행위허가는 허가기준 및 금지요건이 불확정개념으로 규정된 부분이 많아 그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정청의 재량판단의 영역에 속한다. 그러므로 그에 대한 사법심사는 행정청의 공익판단에 관한 재량의 여지를 감안하여 원칙적으로 재량권의 일탈이나 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대상으로 하고, 사실오인과 비례·평등의 원칙 위반 여부 등이 그 판단 기준이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4두6181 판결,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두2920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해당 처분이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일탈’이거나 본래적 목적을 벗어난 ‘남용’이라는 점을 법리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실제 판례를 통해 구체적인 쟁점을 살펴보겠습니다.

가. 지자체 조례에 따른 이격거리 규제

가장 흔한 분쟁 사례는 지자체 조례에 명시된 이격거리 규정입니다. 대법원은 헌법상 보장된 지자체의 자치권을 폭넓게 인정하며, 국토계획법이 세부 기준을 지자체에 포괄적으로 위임한 이상 지역 실정에 맞는 이격거리 규제를 설정하는 것 자체는 정당하다고 봅니다(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8두40744 판결).

실제로 양양군과 청송군의 사례에서 대법원은 도로로부터 100m 또는 주거 밀집 지역으로부터 500m~1,000m의 거리를 두도록 한 조례가 환경 보전과 경관 조화라는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당한 수단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이격거리 규제로 인한 불허가에 맞서려면, 해당 조례가 지역적 특수성과 전혀 무관하게 제정되었다거나 합리적인 예외 규정 없이 사업권을 전면적으로 침해한다는 점을 지적해야 합니다.

나. 수상태양광 사업과 주민 수용성

기술적·환경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주민 반대’가 허가 거부의 결정적 사유가 되기도 합니다. 수상태양광 사업 사례에서 법원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긍정적이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행정청의 판단을 기속하는 절대적 기준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주민들이 우려하는 자연경관 훼손이나 농업용수 오염 등의 잠재적 위험을 방지하는 것이 사업자의 사익보다 큰 공익적 가치를 지닌다고 판단한 것입니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2624 판결). 주민 수용성이 단순한 권고를 넘어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가르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 풍력발전설비와 군 작전성 평가

마지막으로 국가 안보와 직결된 국방상 목적이 쟁점이 되는 경우입니다. 대구지방법원은 사업 부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이 아니더라도 국토계획법상 ‘국방상 원형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면 허가를 거부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19. 6. 19. 선고 2018구합24461 판결). 풍력발전기가 레이더 전파 간섭을 유발하거나 군 작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군 당국의 우려를 구체적이고 중대한 공익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4. 결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개발행위허가는 복잡한 법령과 지자체별 조례, 그리고 행정청의 광범위한 재량권이 얽혀 있는 고난도의 영역입니다. 특히 불허가 처분을 받았다면 행정청의 판단 근거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재량권 행사의 위법성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단순히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는 유사 판례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사업적 이익이 공익적 가치와 조화를 이룰 수 있음을 법리적으로 설득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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